산행후기

연휴의 설악산행기(2004. 9. 25~ 9. 27)

푸른_비 2004. 9. 29. 14:33

 여행과 산행의 선택을 놓고 결국은 설악산은 향했다.

연이틀산행을 첨 시도해보는 거라 약간의 긴장으로 양재역으로 향했다.

 

첫째날..

백담사 주차장에 새벽2시 못되어 도착(역시 작년이랑 같군)

차안에 잠을 못자서 졸린상태에서 백담사까지 포장길을 걸었더니 잠이 좀 깨기 시작했다.

당초 황철봉에서 출발하려던게 변경되어 백담사에서 조금 더 가서 길골이라는

곳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산길이 익숙지 않아서 걸리기도 하고 잘못들어서

되돌아 오기를 두세번하고나서야 저항령에 도착하였다.

어둠속에서 헤맸지만 피곤함은 없었다. 아마도 밟히는 흙의 느낌이 좋았고 숲이 뿜어내는 좋은 공기가 오히려 기분은 상쾌하게 만든다.

바다와 속초시가 멀리보이는 돌무더기 봉우리를 지나 마등령에 도착했다.

안개로 설악의 조망은 충분히 보지 못했지만 황철봉의 모습은 보여주었다.

아마도 다음에 다시오라는 거 같다.

오세암을 거쳐서 수렴동 산장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넘은거 같다.

화장실과 잠자리가 불편해서 낼 산행을 걱정하면서  일찍 자리를 잡고 누워 잠을 청하였다.

 

둘째날

잠자리가 점점 좁아져서 어깨, 허리, 다리가 져러서 한 6시반쯤 일어났다.

수렴동 산장앞 계곡에 내려와 세수를 하고 기지개를 하니 불편했던 몸이 너무나 개운해졌다. 아마 서울에서 그렇게 잤다면.. 역시 맑은 물과 공기가 얼마나 좋은지 새삼느껴진다. 대장이 사주는 컵라면에 간단히 아침을 하고 7시반에 구곡담계곡을 향해 출발하였다.

크~ 작년에 지쳐서 내려오기 바빠서 제대로 못본 구곡담을 이제는 사진찍어가면서 올라가는군... 절로 미소가 나온다.

봉정암가는길의 가파른길과 사자바위에서의 조망이 가을 단풍의 일부를 보여주었고 봉정암 사리탑 앞에서의 설악 능선들의 모습이란... 감탄밖에는 없다.

용아장성, 공룡능선 등등 이렇게 설악이 넓구나 물론 안보이는 곳도 있지만..

전경을 디카에 열심히 담으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산에 다닐수 있어서 너무 고맙다는 생각과 함께...

11시 10분쯤 봉정암을 떠나 오세암으로 오는길이 제일 힘들었던거 같다. 오르락 내리락을 몇번은 하고..

출발예정시간이 3시였지만 거의 불가능했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4시 반이 다되었다. 백담사 구경도 하고 그 넓은 계곡도 담아오고 싶었는데..

 

 어제는 산행의 사진을 정리하면서 다시 설악에 있는듯 했다. 무릎에는 멍, 단단한 종아리 ㅋㅋㅋ ....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행복하다. 가끔은 현실의 도피처가  되기도 하지만, 산은 항상 저멀리 있지만 내게 살아가는 용기와 의지를 주는 거 같다. 산에 다닐수 있는거도 고맙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다닐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