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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산

푸른_비 2005. 12. 10. 21:52

"인수봉을 애인이라 부른 적은 있어요. 하지만

산이 일반적인 의미의 '애인'일 수는 없다고 봐요.

산이 그저 좋고 안 가면 못 배길 때 '사랑'이 이런거겠지,

산에 못가게 되어 텅빈 가슴 쓰다듬을 때 '실연'이 이런거겠거니 하고

산을 생각하는 마음을 사랑의 용어로 대치시켜본 적은

있지만 그것이 인간과의 사랑과는 다르겠지요"

 여태 토왕폭을 다녀온 사나이들이 추위와 엉망인 상태의

고드름뿐이던 그 폭포에 대해 '환상'이니 '웨딩드레스'니 하며

아리송한 거짓말을 해왔듯이 토왕폭의 아가씨도 알듯 말듯한

얘기를 해왔다.

 

(중략)

"아니, 무슨 답이 그렇게 아리송해요. 딱부러지게 산을 한마디로 말해보세요, 산을?"

"사랑합니다."